[E-Voice 1호] '온두라스 선교여행을 다녀와서' - 장현준 형제

이번 5월 온두라스 선교여행을 다녀오신 장현준 형제님의 글 입니다. 

사실 난 내 인생에서 '선교'라는 두 글자를 떠올려 본 적이 없었다.  어린 시절부터 교회를 다녔고 또 인도네시아라는 선교지에서 청소년기의 신앙생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선교'는 나와는 거리가 먼 세계의 이야기였다. 그만큼 나의 신앙생활에서의 중심은 나 자신의 평안과 안정이었다.  그러던 내가 온두라스 선교를 결심하게 된 것은큰 사건이나 뚜렷한 목표가 있어서 였던 것은 아니었다. MMC를 섬기면서 다시 시작된 하나님과의 교제 속에서 많은 사랑과 은혜를 받았고, ‘주의 옷자락 만지며’, ‘주님 마음 내게 주소서’ 등 남미에서 만들어지고 불려진 찬양을 통해 남미에 대한 관심을 주셨으며, 그렇게 조금은 자연스럽게 마음 속에 ‘만약 선교를 가게 된다면 온두라스를 가고싶다’ 라는 생각을 꾸준히 심어주셨던 것 같다.

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2015년 온두라스 선교 사인업을 하고 난 후로 사단의 공격은 시작되었던 것 같다.  마음 속에 기쁨도 사라지고, 첫 선교라는 두려움과, 처음부터 뚜렷한 목표가 비전이 없는 상태에서 무조건적인 순종의 마음으로 시작된 선교준비는 사실 마음 속에 많은 불편함과 어려움을 주었다.  ‘내가 이렇게 부족한데 과연 선교를 갈 자격이 되는가?’ ‘내가 그 곳에 가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가지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을 무렵, 하나님께서는 내 마음 속에 한번도 본 적 없는 온두라스의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셨고, “일단 가라” 라는 마음을 주셨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난 온두라스 땅을 밟고 서 있었다.

온두라스에서의 일주일.  나에게 있어 그 곳에서 내가 무엇을 했는가-는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그 곳에서 ‘무엇을 보았는가’, 혹은 ‘하나님께서 나에게 무엇을 보여주셨는가’라는 질문이 더 깊게 남는다.  왜 가야하는지 물어보던 내게 ‘일단 가라’라고 말씀해주셨던 하나님께서 나에게 보여주신 것은 그 곳의 ‘아이들’ 그리고 ‘삶’이었다.  온두라스의 천사와 같이 밝고 사랑이 넘치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나에게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셨고, 그 아이들이 곧 그 나라의 미래이며 온두라스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울 초석과 같은 존재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셨다.  그리고 가난하고 소박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온두라스 주민들의 삶을 보면서 풍족하고 여유롭지만 차갑게만 살아왔던 지난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온두라스를 ‘보여주셨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선교를 갔다와서 많은 생각과 마음들이 있지만, 그것들이 당장 내 삶에 엄청나게 큰 변화가 일으키거나 나를 바꾼  것은 없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이번 선교를 통해 보여주신 온두라스의 잔상은 나의 삶의 일시적인 변화가 아닌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하나님께서 이미 그려놓은신 큰 그림의 한조각 퍼즐이 아니었을까.